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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학교 화학공학과 설립 40주년 행사 다녀왔습니다일상다반사 2016. 10. 30. 23:12반응형서울시립대학교 화학공학과 설립 40주년 행사 다녀왔습니다
지난 토요일 20대 초중반 시절에 꿈을 쫓아 공부했던 저의 모교를 다녀왔습니다. 학과 설립 4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반값 등록금 덕분으로 유명해진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였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화학공학과는 1975년 12월에 인가를 받아 설립되었으며 1976년부터 신입생을 뽑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70년대 중후반은 우리나라의 산업이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이동해가는 시절이었므로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설립이 필요하였던 것 같습니다.
청량리역에서 내려 학교까지 걸어서 갔습니다. 그렇게 넓게 여겨졌던 청량리 역 광장이 좁아보였고 상권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20대 초중반까지 다녔던 길을 40대 후반이 되어 주위를 둘러보며 걸으면서 과거의 추억들과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갔습니다.
이 곳에서 젊은 시절, 혼자 자취하면서 비록 넉넉하지 못했던 삶을 살았지만, 공부하면서 꿈을 키우고 20대 청춘을 보냈다는 상념에 잠겨, 현재의 저를 있게한 감사의 시간과 과거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학교 앞 진입로도 많이 변하였고 교문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시민문화교육관 교문 교문을 통과하며 캠퍼스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습니다. 80년대 후반, 90년대 초중반 고즈넉한 캠퍼스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전농관
미래관 : 제가 다녔을 때는 없었던 건물입니다.
동문탑 : 장산곶매와 펜
전농관과 미래관, 동문탑을 거쳐 체육 대회 행사가 펼쳐질 대운동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접수처에는 재학생 도우미들이 졸업생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해 주었습니다. 제가 다닐 때만해도 대운동장은 흙으로 잘 다듬어져있는 운동장이었지만 지금은 인조 잔디로 덮혀 있었습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에 몸이 움추려 들기도 했지만 재학생과 동문들이 어울어져 두 팀으로 나누어 즐거운 운동회를 가졌습니다. 어디서나 인기인 족구는 옛 추억에 잠긴 졸업생들이 스스로 팀을 나누어 시합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체육 행사를 마치고는 많이 달라진 캠퍼스를 재학생 도우미들이 안내하여 구경하였으며, 특히 학과 설립 40주년 행사이므로 학과의 각 실험실을 개방하여, 석박사 학생들의 간단한 연구 내용 소개 시간도 있었습니다. 석박사 학생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동문과 동문 가족들이 실험실을 방문하여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여러 실험기자재가 보입니다. 제가 재학 중일 때는 실험 과목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요즘 재학생들은 실험에서 여러 검증된 데이터를 얻기 위하여 밤 늦도록 실험을 한다고 합니다.
제가 공부했던 학과 실험실과 과 사무실을 둘러보니 참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저도 여기서 꿈을 키우며 공부했었는데 하는 추억에 잠기기도 하였고, 현재 직장에서 저의 분야와 관련된 연구 내용 소개가 있을 때는 더 귀를 기울이기도 하였습니다. 또 석박사 학생들에게 어줍잖은 저의 소견도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래도 선배라고 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대학원생에게 고맙기도 하였습니다.
학과 둘러보기가 끝나고 40주년 기념 행사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행사장은 21세기관 입니다. 이 건물도 새롭게 지어진 건물입니다. 군데군데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길을 알려주는 재학생들이 만든 예쁜 표지판이 있습니다.
21세기관을 들어서니 복도 중앙에 학과 설립 40주년을 기념하는 대형 얼음 조각상이 환영해 주고 있었습니다. 복도 가장자리에는 예쁜 꽃을 담은 화분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행사 종료 후에는 저 화분들을 가져가도 된다고 하였는데 저는 못 가져 왔습니다. 가져올 걸 하는 후회가 있었습니다.
행사장 안입니다. 학번 별로 앉을 수 있도록 자리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자리가 남는 곳에는 재학생들이 졸업생들과 함께 앉기도 하였습니다.
원윤희 총장님과 정대제 총동창회장님의 40주년 축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랄만한 순서가 있었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대학이기 때문에 재단 이사장을 서울시장이 맡게됩니다. 비록 영상이지만, 현재 서울시장이신 박원순 시장님이 학과 설립 40주년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민중시대 단결공대 자주화공, 이것까지 어떻게 아셨는지 그 분의 입술을 통하여 서울시립대학교 화학공학과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행정가이자 정치가이며, 최근 최순실게이트가 터져 빠른 정치적 행보를 구상해야 될 때일텐데 학교 전체 행사도 아니고 일개(?) 한 학과의 설립 40주년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과의 연혁을 미리 살피고 유창하게 진심어린 축하의 인사를 전해주시는 박원순 시장의 모습이 참 고맙게 느껴지면서, 정치 및 행정 분야에서도 소수의 목소리까지도 담아 주실 수 있는 분이겠다라는 친근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반값 등록금을 최초로 실시하여 학교의 이름이 일반인들에게 회자되게 만드셨고 젊은 청년들이 학비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는 시초가 마련되었다는 긍정적인 화두를 사회에 던지셨습니다. 최근 그 반값 마저도 없애고 무상 등록금을 하고 싶으시다는 포부를 말씀해 주셨는데, 대학의 구성원들 중에는 무상 등록금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보조받을 예산 중 일부가 무상 등록금으로 인한 학비 보조를 위해 사용하게 되면, 학교 내 다른 분야에 투자하게 될 다른 예산이 줄어들기 때문에 총장님도 다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에 투자할 전체 예산의 파이가 늘어나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게 됩니다.
동문들 가운데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후원하거나 동문회의 발전을 위해 수고해 주신 분들에게 공로패 전달이 있었으며, 명예 교수님을 포함한 교수님 전원에게 졸업 동문과 재학생들이 선물 전달을 하였습니다.
또한 40주년 설립 기념 행사의 백미로, 졸업생들이 각 학번별로 모금한 학교 발전 기금 3천만원을 모교에 기부하였고, 현직 교수님 열 분이 또한 장학금 천만원을 약정 기부해 주셨습니다.
40주년 설립 기념 행사의 1부 순서가 모두 끝나고 나눔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 응원단 AMICUS의 공연을 필두로 재학생들이 중간 고사 기간임에도 짬짬이 준비한 공연, 중앙노래패 한소리 출신 졸업 동문들의 노래 솜씨 뽐내기 등의 순서가 있었습니다.
70년대 학번 부터 2000년대 학번까지 전 동문이 한 자리에 모여 학과 설립 40주년을 기념하여 서로 축하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10년 전, 30주년 행사 때는 저의 아이들도 초등학교 입학 전이었는데 지금은 중고등학생이 되었듯이 50주년 행사때는 더 많은 동문과 더 발전한 학교, 학과의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재학생들 뿐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동문들이 자신들의 분야에서 더 충실하게 일해야 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내와 중고등학생 자녀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30주년 행사 때도 데리고 가서 잔디 밭 가득한 캠퍼스를 우리 아이들이 뛰어 놀게 했습니다. 보통 아이들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면 부모를 따라다니지 않는데, 아이들에게 대학생들의 모습과 대학 캠퍼스를 보여줌으로서 현재 학업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하여 데리고 갔습니다. 또 아름다운 아내와 잘 생긴 아들, 예쁜 딸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모든 동문들에게 제공된 선물입니다. 수건, 텀블러, 그리고 샤오미 신형 배터리, 학교 행사를 다녀오면서 저의 20대를 생각할 수 있는 힐링의 기회 뿐 아니라 선물까지 한아름 받아왔습니다.
가끔은 제가 살아왔던 지난 행적들이 남아있는 곳들을 방문하여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지난 시절들을 떠올려 보는 것도 삶의 기쁨이 되기도 하네요.
가장 기뻤던 것은 저의 지난 과거의 삶들이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않고 열심을 다하며 살아왔다는 것을 아내와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 기뻤습니다.
아내가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학생들이 과잠(과 잠바)을 입고 다니는 것은 그만큼 학교와 학과에 긍지가 있어서 그런 것 아니냐? 우리 아이들도 긍지를 느낄 수 있는 학교에서 공부하면 좋을텐데..."
p. s.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같은 시간에 청계 광장에서는 추운 날씨 속에서 박근혜 하야, 최순실 구속을 부르짖는 국민들의 대규모 촛불 시위가 있었습니다. 민중시대 단결공대 자주화공과답게 민주주의를 70년대로 되돌려버린 현 정권과 새누리당, 그 부역자들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채택하는 순서가 있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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