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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설 공사로 인한 소음, 분진 보상 요구하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일상다반사 2014. 3. 2. 15:25반응형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누구를 위한 대표인가?
참 안타까운 일이 제 주변에 생겼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는 초등학교가 하나 있습니다. 단지가 조성되고 입주민들이 분양받아 입주하기 시작했던 시기에 같이 개교한 올해 18회 졸업생까지 배출한 나름 전통과 역사가 있는 초등학교입니다.
아파트 단지에 둘러쌓인 초등학교라서 전용 부지가 넓지 않습니다. 하지만 큰 대로를 건너지 않아도 학교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어린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은 이 아파트를 선호합니다. 그래서 학교의 학생 수도 점점 늘어나 몇 년전에는 교실 1동을 더 짓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급식실이 별도로 없기 때문에 교실에서 점심을 먹고 실내 체육관이 없어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합니다. 추운 겨울에 때로는 체육을 교실에서 수업하기도 하였습니다.
드디어 나라의 예산이 배정되어 어린이들과 학부모님들의 숙원 사업인 실내 체육관, 급식실을 지을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이후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나름 겉 모습은 거의 완공이 되었습니다. 학부모님들 입장에서는 두손들고 환영할 훌륭한 사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어이 없는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피해보상 현수막
급식실 및 체육관 공사로 인해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여 보상을 요구하는 현수막이었습니다. 저는 이 현수막들을 보며 참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의 어린 손자, 손녀,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인데 그 어린이들의 복지와 보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공사임에도 파렴치하게 소음과 분진으로 인한 보상을 요구하다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어서인지? 얼마나 많은 불편을 겪어서 인지? 궁금하기만 하였습니다. 공사를 담당하는 업체측에서는 아파트 노인정의 화장실 인테리어 비용을 주겠다는 협상안을 내어놓았고, 보다 큰 보상을 위해 입주자 대표회의에서는 합법적인 집단 시위를 계획하고 경찰서와 협의하겠다고 합니다.
입주자 대표회의가 과연 누구를 위한 입주자 대표회의인지 모르겠습니다. 입주자 대표회의 총 인원 13명 중에 9명이 모여서 결정한 사항이라고 하며 각 동의 엘리베이터 내부에 안내문을 붙여놓았습니다만, 입주자 전체의 의견을 구해 보았는지 의문스럽습니다. 이 초등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님들, 입주민 자녀들 중에는 이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들 또한 많은데 이들도 소음, 분진으로 인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일까요? 우리 자녀를 위하는 시설을 마련하는 공사인데 오히려 학교에 발전 기금을 쾌척해 주지는 못할 망정 어린 자녀들의 학습권을 담보로 보상을 요구하다니요.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좁고 편협한 마음밖에 보여주지 못하는 우리 어른들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입주자 대표회의, 부녀회, 노인정 대표들은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세대간의 갈등이 점점 커져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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