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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쎄시봉' 후반부를 통해 본 첫사랑의 아득함일상다반사 2015. 3. 9. 15:08반응형[영화] '쎄시봉' 후반부를 통해 본 첫사랑의 아득함
한효주의 남동생 한중위로 인하여 악평, 호평은 커녕 거의 무평 지경에 이르렀던 ‘쎄시봉’ 영화를 보았습니다. 저보다 약 10~20년 앞선 세대들은 많은 공감을 할 영화였습니다. 그 시대의 주옥같은 노래들과 출연 배우들이 직접 녹음하여 들려준 노래들 참 듣기 좋았습니다. 주인공 오근태(정우, 김윤석 분)는 가상의 인물이라기보다는 트윈 폴리오 제 3의 멤버인 이익균씨를 모티브로 가져왔다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 오근태는 자신의 여자 친구 민자영을 위해 평생을 노래하겠다고 약속한, 순수한 사랑을 하는 청년, 그야말로 순진남으로 등장합니다. '응답하라 1994'의 이미지 그대로 정우가 그 배역을 맡은 건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여자 주인공 민자영의 20대 배역은 한효주가 연기하였는데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예쁜 여자 배우라면 누구나 다 그 배역을 맡아도 같은 감동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tenasia.hankyung.com/archives/396293
그러나 이들의 청춘 시절이 지나고 20년 후 40대를 연기하는 오근태역의 김윤석 캐스팅에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김윤석의 경우 그 동안 주로 악역이나 강한 캐릭터의 역할을 맡아서 순수한 청년 오근태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습니다. 감독이 의도한 바가 첫사랑에 실패하고 20년이 흐르면서 달라진 오근태를 투영하려는 의도였다고 합니다.
첫 사랑 여자 친구를 지키기 위해, 죄 없는 친한 친구들 세 명을 대신 대마초 흡연 혐의로 고발하고, 잠적한 오근태, 그 죄책감에 이들과 연락을 끊고 지냅니다. 이렇게 첫사랑을 지키려고 했던 오근태의 진심을 20년이 지난 뒤에 40대의 민자영(김희애 분)이 이제야 그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패한 첫사랑도 긴 세월이 흐르면 만나게 되어있나 봅니다. 타국의 한 공항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어 가슴 설레는 그 시절을 이야기하면서도 그 당시에 첫사랑을 지키고자 친구들을 배신하게 되었던 그 비밀은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민자영이 공항에서 또 다른 친구 이장희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알게 된 진실, 자신을 지키려고 친구들을 고발했던 오근태를 향하여 출국장으로 달려가 보지만, 너무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에 오근태는 그냥 외면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진 후 탑승구로 들어가서 몇 걸음 옮기지 못하고 그 시절을 회상하며 주저앉아 오열하는 오근태(김윤석 분)의 모습은 첫사랑이 이토록 가슴 아픔을 또 다시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다시 자신의 친구들 트윈폴리오가 공연하는 서울의 한 공연장에서 또 다시 조우하는 첫사랑, 서로 다른 삶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들 마음에는 사랑했던 연인으로 서로 아련하게 남아있음을 보여줍니다.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가슴 속 깊은 곳에 아픈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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